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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모빌리티’ 교통 혁신인가, 시한폭탄인가
‘퍼스널 모빌리티’ 교통 혁신인가, 시한폭탄인가
  • 차종환 기자
  • 승인 2020.10.27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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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앞까지 연결하는 교통망
연 20% 성장…스타트업 각축

스마트시티 킬러 서비스 주목
빅데이터 잠재가치 무궁무진

사고 급증 불구 안전대책 묘연
비양심적 기기 방치도 숙제
집앞까지 연결하는 교통 수단인 퍼스널 모빌리티가 대중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클립아트 코리아]

어느샌가 킥보드에 몸을 싣고 유유히 거리를 달리는 모습이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다. 대중교통이 커버할 수 없는 곳까지 구석구석 시민의 발이 돼 주기 위해 등장한 ‘퍼스널 모빌리티(이하 PM)’다.

이동의 편리함이 한층 배가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그 이면에 아직 걸음마 수준인 안전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PM은 과연 교통 혁신의 선구자가 될 것인가, 거리를 달리는 시한폭탄이 될 것인가.

 

■ 걷지 않고 이동할 수 있는 시대

PM은 물류업계에 분 소위 ‘라스트마일(LastMile)’ 트렌드에 교통수단을 접목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라스트마일은 원래 사형수가 사형 집행장으로 걸어가는 마지막 거리를 뜻하는 말이었지만 물류에서는 여러 배송단계 중 물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최종 단계를 뜻하는 용어로 굳어졌다.

이를 PM에 적용하면, 사람이 지하철, 버스 등의 대중교통을 이용해 도착한 역, 정류장의 지점부터 사용자의 집까지 나머지 거리를 커버하는 운송수단으로 정의할 수 있다.

굳이 환승의 개념이 아니더라도, 다소 가까운 거리라 택시를 타기는 애매하고 그렇다고 걷기에는 꽤 멀게 느껴지는 지점을 전동킥보드, 전동자전거 등으로 이동하는 것도 PM의 영역에 포함할 수 있다.

PM 산업은 고도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교통안전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PM 교통수단은 2016년 약 6만대, 2017년 7만5000대에서 2022년 20~30만대 수준으로 급속히 늘어날 전망이다. 시장규모는 연평균 20% 이상의 고속 성장을 거듭해 2022년 약 6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의 규모도 2015년 4000억원에서 2030년 26조원까지 가파른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PM 시장은 스타트업들의 각축장이다. 현재 20여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주요 업체로는 전동킥보드 ‘킥고잉(KICKGOING)’으로 가장 많은 가입자수를 보유한 올룰로(olulo)를 꼽을 수 있다. 국내 최초로 선보인 자전거 공유 서비스인 ‘에스바이크(S-bike)’를 출시했던 매스아시아(Maas Asia)는 전동킥보드와 전기자전거 공유 통합 플랫폼 ‘고고씽’을 운영 중이다.

한편, 대표적인 자동차 제조업체인 현대자동차도 PM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마찬가지로 전동킥보드와 전기자전거 공유 서비스인 ‘제트(ZET)’를 론칭했다. 현대자동차가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다수의 서비스 운영사가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종의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 정밀한 위치정보∙앱 기반 편의성 ‘주효’

스마트폰 기반의 편리한 사용성은 PM 대중화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킥고잉 앱 구동화면. [사진=올룰로]

교통수단으로서 전동킥보드와 전기자전거는 그리 새로울 것이 없지만 오늘날 차세대 모빌리티 서비스로 거듭날 수 있었던 데는 위치정보기술의 고도화와 앱 기반의 고객 친화적 사용성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공공서비스로 운영된 바 있는 공유 자전거는 자전거의 운행이 보관소에 한정된 한계가 있었다. 사용자가 원하는 목적지로 가는 것이 아니라, 그 목적지에서 가장 가까운 자전거 보관소에 도착해 자전거를 거치 후 다시 이동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하지만 PM은 목적지가 곧 주차지다. 사용자는 스마트폰 앱으로 자신의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킥보드, 자전거를 검색해 이를 이용 후, 자신의 목적지 근처 안전한 곳 어디든 세워두면 된다. 업체별로 고유 주차지를 마련해놓고 있긴 하지만 강제사항은 아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위치정보기술(GPS)이 수미터내 오차범위로 상당 수준 고도화됐기 때문이다. 기기가 언제 어디서 운행되고 있는지 원격에서 확인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더불어 배터리 잔여량, 고장 여부 등도 확인할 수 있다.

모든 이용과정은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된다.

앱 설치 후 운행 가능한 기기를 검색, QR코드 혹은 일련번호를 입력 후 잠금장치를 해제해 이용하는 식이다. 요금결제까지 앱 내에서 바로 수행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

 

■ 체감형 스마트시티∙빅데이터 수집 창구

이렇다 할 체감형 스마트시티 서비스가 많지 않은 현재, PM은 가장 유력한 스마트시티 킬러서비스이기도 하다.

가중되는 교통체증, 자동차 매연에 의한 대기오염 등 도시가 직면한 문제가 PM을 통한 교통 최적화로 해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PM이 지니는 더 큰 잠재력은 PM을 통해 축적될 빅데이터에 있다.

대중교통은 노선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 이상의 이동경로를 파악하는 데엔 한계가 있다. 하지만 PM은 집앞까지 사람들이 어떻게 이동하는지에 대한 직접적인 데이터가 남는다.

이는 도시계획 수립에 상당한 이점을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

향후 자율주행, 배달로봇 등 차세대 서비스를 구축하는 데 지표가 되는 것은 물론, 현재 차량 이동으로 파악하고 있는 로드뷰를 골목 구석구석까지 사람이 카메라를 탑재하고 이동하며 보다 디테일한 지도를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풀어야 할 숙제 산적

거리에 아무렇게나 방치된 킥보드는 보행을 방해하고 도시미관을 해치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PM의 여러 이점에도 불구하고 업계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단연 안전문제가 꼽힌다.

운전자는 반드시 헬멧을 비롯 장갑 및 손목 보호대, 무릎 및 팔꿈치 보호대 등의 안전보호장구를 착용해야 하지만 이를 지키는 이는 많지 않다. 결국, 주행 중 사용자의 생명을 보호할 안전장치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PM 관련 교통사고는 2017년 117건에서 2018년 225건으로 약 2배 가까이 늘었다. 사망자수는 2017년 4명, 2018년 4명이다. PM 전문업체가 활발히 등장한 시기와 맞물리는 것이 의미심장하다.

현재의 안전대책은 사용자의 운전 습관에 의존하는 바가 크다. 주행 전 기기의 상태를 꼼꼼히 체크하고, 운행시에는 갑작스러운 방향전환이나 가속·감속을 금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PM의 편리함 중 하나인 ‘자유로운 주차’가 일부 비양심적인 사용자로 인해 오히려 도시문제로 비화되는 부분도 있다.

기기를 아무렇게나 방치해 보행을 방해하거나, 미관상 불편함을 초래하는 경우다.

서울시는 지난 9월 주요 PM업체들과 MoU를 맺고 PM에 대한 주차 가이드라인을 설정해 배포한 바 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가로수·벤치 옆 등은 주차 권장(12개)으로 구분하고, 횡단보도·보도·산책로·지하철 진출입로 등 주요 통행 지역은 주차 제한구역(14개)으로 지정된다.

기기대여 시에는 사용자에게 주차 권장 및 제한 구역에 대한 푸시 알림을 발송해 이용자가 이를 미리 인식할 수 있도록 하고, 반납 시에는 주차상태를 촬영·제출하도록 해 반복적으로 이용 수칙을 위반하는 자는 업체 측에서 이용 제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중앙정부 차원의 제도 정비도 본격화된다. 국토교통부는 내년 중 ‘개인형 이동수단법’ 제정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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