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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망 운영주권 확보…자율주행 철도신호시스템 주목
철도망 운영주권 확보…자율주행 철도신호시스템 주목
  • 김연균 기자
  • 승인 2021.12.18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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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철도신호 시장 27조원 넘어
지멘스 등 소수 기업이 시장 지배

KTCS-M, KTCS-2 등 국산 시스템
시범사업 통해 제어기술 안전 검증

‘열차 간 직접통신’ 제어 추세 변화
시스템 간 호환·운영 표준 규격 필요

[정보통신신문=김연균기자]

철도신호시스템의 해외기술 의존도를 낮추고 국가 철도망의 운영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차세대 자율주행 철도신호시스템 개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해외 선진기술 보유국에 비해 기술 사양이 낮아 국산 신호시스템의 국내 적용 및 세계시장 진출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자율주행 철도기술은 지상제어시스템 없이 열차가 스스로 오류 상황에서 정상 상황으로 회복하고, 열차 간 간격과 선로전환을 제어하며 주행 중 분리·결합 등을 가능하게 하는 차세대 철도신호시스템 기술이다.

자율주행 열차 레벨은 열차 간 합의 수준에 따른 제어의 범위와 난이도에 따라 5단계 자율화 레벨(LoA)로 구분된다.

구체적으로 △레벨1 : 열차 스스로 주변 상황을 인지해 주행 가능한 상태로 회복(필요시 관제 개입) △레벨2 : 열차 간 합의를 통해 주행간격·선로분기 제어(관제 모니터링) △레벨3 : 주행 중 2편성 분리결합 및 다편성 합의를 통한 지연해소(관제 모니터링) △레벨4 : 주행 중 다편성 분리결합 및 군집주행(관제 개입 없음) △레벨5 : 주행 중 물리적 분리결합(차량간 승객이동 가능, 관제 개입 없음) 및 무정차 운행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글로벌 상위 5개 기업 독점

세계 철도신호시스템 시장은 2023년 27조60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중국철로통신신호(CRSC), 지멘스(Siemens), 알스톰(Alstom) 등 철도신호시스템 분야의 최신 기술을 확보한 소수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상위 5개사의 글로벌 시장(신규 및 업그레이드) 점유율은 72%에 달하며, 2018년 기준 전체 통신기반 열차제어시스템(CBTC) 프로젝트 시장의 95%를 점유 중이다.

여기에 더해 철도 선진국들은 철도신호 제어 패러다임의 변화에 맞춰 T2T(Train to Train) 기반의 차세대 자율주행 철도신호기술을 활발히 연구 중에 있다.

유럽연합은 철도산업 혁신프로젝트(Shift2Rail)를 통해 LoA 3 수준을 목표로 열차 간 직접적인 통신기반의 가상연결기에 대한 연구를 2018년부터 수행하고 있다. 가상연결기술은 두 개 이상의 열차가 초근접거리 내에서 물리적 결합없이 가상의 결합을 통해 동시에 이동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영국의 경우 철도안전표준위원회가 2017년부터 열차의 수송량 증대를 위해 LoA 2/3 수준의 Closer Running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상설비 제로화, 차량간 통신 제어기술, 지능형 자율주행기술, 주행 중 열차의 분리결합 기술, 예측 가능한 열차 제동기술 및 빠르고 신뢰성 있는 선로 전환기술 등을 연구하고 있다.

중국은 국립자연과학재단과 베이징교통대학 등에서 선·후행 열차 간 통신을 기반으로 주행 간격 및 선로분기 제어를 수행하는 LoA 2 수준의 열차중심 열차제어시스템에 대한 연구개발을 추진 중이고, 일본은 열차 스스로 열차 지연 예측에 따른 운영 스케줄의 동적 변경 및 전방 열차와의 간격 제어가 가능한 자율주행 열차를 개발하고 있다.

■정부 주도 국산화에 초점

국내에서도 철도신호시스템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특히 국가연구개발 사업을 통한 시스템 국산화에 초점을 맞춰 추진해 왔다.

도시철도는 2010년부터 CBTC의 국산화를 위해 정부 주도 연구개발사업을 진행해 한국형 도시철도신호시스템(KTCS-M)을 개발한 후 2020년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현대로템, 대아티아이 등 기업들이 시범사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일반철도와 고속철도의 경우 유럽표준형 열차제어시스템(ETCS) Level 2 수준의 KTCS-2를 국가연구개발 사업으로 개발해 시범사업을 추진해 왔다.

특히 철도 통신망(LTE-R)을 활용한 ‘한국형 철도신호시스템(KTCS-2)’를 한국철도시설공단이 2018년 개발 완료했고, KTCS-2 시범사업을 2022년에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전라선 180㎞ 구간에 시범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또한 출연연구소를 중심으로 차세대 자율주행 철도신호시스템 기술에 대한 원천기술 연구를 추진 중이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2018~2020년 열차가상편성에 대한 기초연구를 수행한 바 있으며, 신호 패러다임의 근본적인 변화(지상중심→열차중심)를 통한 제어성능 한계극복이 가능한 열차 자율주행제어 핵심기술개발을 2024년까지 수행한다.

그러나 시범사업과 원천기술 확보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용화 및 시장진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국내 철도신호시스템은 해외 신호시스템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경부고속철도의 경우 건설 당시 고속차량과 함께 프랑스에서 ATC 방식의 신호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중에 있고, 도시철도용 신호제어시스템은 ATC, ATP, CBTC 등을 도입해 철도사업자 및 철도노선 마다 상이하게 적용돼 있다.

게다가 현대로템, LS일렉트릭 등 일부 대기업과 대아티아이, 유경제어 등 중소·중견 기업이 철도신호시스템을 개발 중이나, 부분품 위주의 납품으로 국내시장 점유율이 낮고 해외시장에서의 경쟁력도 낮은 편이다.

KTCS-2 시범 사업의 첫 번째 사업 대상자로 선정된 대아티아이의 경우 대부분의 매출이 관제시스템 분야에 집중되어 있으며, 현대로템 및 LS일렉트릭 등에서 통합 신호장치를 개발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핵심부품에 대한 고유 솔루션 확보 및 상용화 실적은 미흡하다는 평가다.

또한 국내 철도신호시스템 구축 사업의 형태도 문제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해외 철도신호 기업과의 기술협력 시 ATP 등 핵심 장치 공급은 외국 기업이 담당하며, 국내기업은 제안요청서(RFP)에 제시된 국산화율을 충족하기 위해 제작, 설치, 시험 등을 담당한다. 이런 가운데 운영기관이 최신의 해외 신호시스템을 선호하게 되면 국내기업은 운영기관이 요구하는 3년 운행실적 등 실적 요구사항을 충족하지 못할 뿐 아니라 핵심부품에 대한 기술력 확보도 뒷걸음질 치게 된다는 지적이다.

■상용화 전 상업 운전 필수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지상 관제시스템 중심의 열차제어 방식에서 열차 간 직접통신에 기반한 제어 방식으로 제어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점을 고려해 차세대 자율주행 철도신호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의 철도신호시스템은 제어의 주체가 지상에 있어 ‘차상→지상→차상’의 순환적인 제어 흐름으로 인해 제어성능에 한계가 발생하고, 지상의 처리용량 한계로 인해 투입열차 수가 제한되는 문제점이 있다. 또한 기존의 지상중심 열차제어시스템의 경우 열차의 운행 중 사고 및 고장 등의 이례적 상황발생 시 관제의 운영자가 수동으로 열차운행을 조작함으로써 신속한 대응이 불가능하고 인적오류의 위험이 존재한다.

이에 반해 자율주행 철도신호시스템은 제어의 주체가 지상이 아닌 차상으로 이동함으로써 높은 수준의 자동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어 흐름 단순화에 따라 수송력이 향상되고 설비 단순화로 운영 및 유지보수성 향상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특히 평가원은 개발된 기술의 상용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연구개발 추진과 함께 트랙 레코드를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철도신호시스템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상업 운전 실적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KTCS-M의 경우 2014년에 연구개발을 완료하고, 철도용품 안전성에 대한 표준인 안전성 인증(SIL) 및 공인기관 시험성적서까지 확보했으나 현재까지 미사용중이다. 또한 인도의 경우 공고일 기준 최근 10년 내에 관련 운영실적을 최소 한건 이상 요구하기 때문에 트랙 레코드 확보를 통해 해외진출의 도구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아울러 노선 간 연계 운행 및 신규 시스템과 기존 신호시스템의 상호 호환·운영이 가능하도록 표준규격 및 기술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철도신호 및 통신시스템에 대한 철도표준규격(KRS), 정보통신단체표준(TTAS)과 함께 국토교통부 ‘철도 노선간 연계 운행을 위한 철도시설 기술기준’에 반영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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